진호는 기억할런지 모르겠는데,
작년 여름에 미국 나오기 전에 (참으로 놀아제끼던 시절 -.-; )
놀다 놀다 지치면 가끔씩 책도 읽고 그랬었는데,
진우한테 빌려서 머리맡에 두고 읽던
모방범이라는 소설이 있었다.
꽤나 두꺼운 세 권짜리 소설이었는데,
많은 등장 인물들간의 절묘한 연결 고리와
같은 사건을 다른 여러 사람의 관점에서 그린 세밀한 심리 묘사가
정말로 극적인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.
특히 무엇보다도 이 책이 추리 소설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,
범인을 이미 알려준 상황에서도 속도감과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드는 것이
모방범의 묘미가 아니었나 싶다.
그래서 이번에 한국에 들어갔을 때 그간의 독서 갈증을 풀고자
(정확히 말하면 한글로 된 책에 대한 갈증) 책 몇 권을 사서 들어왔는데,
미야베 미유키의
화차라는 소설도 함께 샀다.
모방범을 읽고 나서 작가의 필체에 완전 매료되어 있었는데
저기 사진에도 적혀 있듯이 '
이 작품을 읽지 않고는 미야베 미유키를 논할 수 없다!'는데
사서 읽어야지 어쩌겠어 ㅋㅋ (이유가 참 -_-; )
사자 마자 절반 정도 읽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마저 다 읽어버렸는데,
이번에 읽은 이 작품도 역시나 만족스러웠다. 참신한 소재에서부터 꼼꼼한 심리 묘사에
이르기까지 작가 특유의 필체가 잘 녹아있었다고 생각한다.
모방범에서처럼 여러 인물의 관점에서 그들의 상황에 맞는 사건에 대한 이해와 심리 묘사가
사건과 함께 평행하게 나타났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한가지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.
한국에 또 들어가게 되면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장편 소설들도 사서 읽어보고 싶다!
종종 틈이 나면 이번에 사온 다른 책 들도 읽어보게 되는데,
'잘 쓰여진' 글을 읽는 것은, 생각의 흐름이 분명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 만큼이나
재미가 느껴진다. 특히 요즘처럼 인터넷에 글 같지도 않은 글 (지금 이 글도 포함? ㅋㅋ )이
범람하고,'기자'라는 직함을 단 인간들이 맞춤법도 틀리는 세상에서는, 때로는 눈과 머리를
정화시켜주는 기회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.